창밖에 내리는 비가 오늘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가 되는 순간입니다.
스마트폰도 TV도 잠시 쉬게 하고, 거실이 놀이동산으로 변하는 조용한 설렘을 함께 느껴볼까요.
비 오는 날 가족이 집에서 더 가까워지는 준비 놀이 🌧️
비 오는 날 집안 공기를 먼저 바꾸면, 그날의 놀이가 훨씬 잘 풀립니다. 비 냄새가 스며든 창가와 따뜻한 거실 조명이 만나면 아이들에게는 작은 축제처럼 느껴지고, 부모에게는 잠시 멈춘 하루의 쉼표처럼 다가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가족놀이는 ‘환경부터 함께 만드는 놀이’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놀이들은 모두 TV 없이도 가능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움직이는 활동입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라는 큰 틀 안에서 1번부터 4번까지를 준비 놀이로 묶어두면, 이후 게임과 만들기 시간이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놀이 이름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여두면 아이들이 오늘 어떤 순서로 놀지 한눈에 볼 수 있어 기대감도 커집니다.
- ① 거실 캠핑장 만들기 놀이
소파와 의자, 이불과 담요를 이용해 10분 안에 거실에 ‘가족 텐트’를 만드는 놀이입니다. 2024년 9월 어느 토요일 저녁, 7살 민준이와 10살 지우에게 “오늘은 거실에서만 캠핑장 1호를 오픈한다”고 선언해보세요. 작은 손전등 하나와 간식 몇 개만 있어도 아이들은 진짜 비를 피하는 캠핑을 하는 것처럼 몰입합니다. - ② 가족 비밀 아지트 꾸미기
식탁 아래, 침대 옆, 책장 뒤 등 집 안 한 구역을 ‘오늘만 비밀 아지트’로 정하고 다 같이 꾸밉니다. 3장의 색종이, 5장의 A4 용지, 1개의 스카치테이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입장 티켓’도 직접 그려서 “2025-06-03 비 오는 날 전용 입장권”처럼 날짜를 적어두면, 나중에 추억 상자로 남겨도 좋습니다. - ③ 빗소리 배경 음악 만들기
냄비,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통을 모아 ‘빗소리 악단’을 구성해 보세요. 창문을 조금 열어 실제 빗소리가 들리게 한 뒤, 가족이 번갈아가며 리듬을 만들어 따라 하는 놀이입니다. 5분씩 돌아가며 지휘자를 맡게 하면 자연스럽게 순서를 기다리고 협력하는 연습도 함께 됩니다. - ④ 오늘의 놀이 미션 보드 만들기
화이트보드나 큰 종이에 1번부터 20번까지의 가족놀이 목록을 적고, 놀이가 끝날 때마다 체크 표시나 스티커를 붙입니다. 8살 이하 아이에게는 그림 스티커, 초등 고학년에게는 직접 글씨로 체크하도록 맡기면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 도전’이라는 제목을 써 두면 하루가 작은 프로젝트처럼 느껴집니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 거실 시계를 기준으로 “지금부터 15분 동안은 준비 시간”이라고 딱 정해두면 아이들이 훨씬 집중합니다. 특히 2023년 11월 이후 태어난 영유아가 함께 있다면, 준비 놀이는 소음이 적은 활동 위주로 고르고, 시끄러운 활동은 조금 뒤로 미루는 편이 좋습니다.
준비 놀이의 핵심은 ‘아이들이 오늘 하루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실 캠핑 텐트 안에 “오늘의 장난감은 5개까지만 입장 가능”이라는 규칙을 함께 정해보면, 아이들은 스스로 장난감을 고르며 정리 습관을 연습하게 됩니다. 준비 단계에서 이미 협력과 선택, 기다림을 모두 경험하게 되는 셈입니다.
7살과 12살, 또는 5살과 9살처럼 나이 차이가 있을 때는 ‘역할’을 다르게 주면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큰아이는 안전 담당, 작은아이는 장식 담당처럼 역할을 나누고, 준비 놀이가 끝난 뒤에는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며 “오늘 어떤 점이 좋았는지” 짧게 이야기해보면 대화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는 6~9월 사이에는, 집 한켠에 ‘비 오는 날 바구니’를 하나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스티커, 색연필, 작은 전등, 집게, 마스킹테이프 등을 미리 모아두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바구니만 꺼내면 준비 놀이 4가지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어 부모 입장에서도 훨씬 수월합니다.
이렇게 1~4번 준비 놀이로 몸과 마음을 천천히 데운 뒤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에너지를 쓰는 활동으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미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 중 4가지를 자연스럽게 채운 셈이고, 아이들은 다음 놀이를 스스로 제안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TV 없이도 몰입되는 온몸 활동 실내 가족놀이 🎈
비 오는 날이라고 해서 몸을 안 쓰면, 아이들은 금세 TV나 스마트폰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5번부터 8번 놀이는 거실과 방을 최대한 활용해 움직임을 늘리고, 그 안에서 가족끼리 눈을 마주치고 웃게 만드는 활동으로 채워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이런 활동 놀이를 몇 개만 익혀 두어도 하루 루틴이 훨씬 안정됩니다.
- ⑤ 종이컵 볼링 게임
2025년 7월 1일, 수요일 저녁 8시에 시작하는 가족 볼링 대회를 떠올려보세요. 종이컵 10개를 삼각형 모양으로 쌓고, 말랑말랑한 공 하나를 굴려서 쓰러뜨리는 만큼 점수를 줍니다. 초등학생이라면 점수판을 직접 그리게 하고, 유치원생이라면 스티커로 점수를 표시하게 하면 놀이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 ⑥ 색깔 줄넘기 대신 ‘선 따라 걷기’ 놀이
마스킹테이프나 색 테이프로 바닥에 구불구불한 선을 만듭니다. 선 위를 한 발로만 걷기, 뒤로 걷기, 눈 감고 걷기 등 난이도를 조금씩 올려가며 진행합니다. 비 오는 날이라 밖에서 뛰지 못하는 아이들도 실내에서 균형감각과 집중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놀이입니다. - ⑦ 방마다 숨은 미션 달리기
방 3개, 거실 1곳, 주방 1곳에 각각 미션 포스트잇을 붙입니다. 예를 들어 “방1: 토끼처럼 10번 뛰기”, “주방: 엄마를 꼭 안아주기”, “거실: 빗소리 흉내 내며 20초 춤추기”처럼 써 두는 방식입니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자연스럽게 몸이 풀리고, 관계도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 ⑧ 이불 썰매 레이싱
집 안 복도가 넓다면 두꺼운 이불을 펼쳐 아이가 가운데 앉도록 하고, 부모가 살살 끌어주는 이불 썰매를 즐겨보세요. 단, 3바퀴 이상 돌지 않기, 속도를 갑자기 올리지 않기 같은 안전 규칙을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 전에 체중과 힘을 고려해 안전하게 끌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정해두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집이 좁아서 걱정된다면, ⑤~⑧번 놀이를 ‘시간 순서’로 나누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00~19:10에는 종이컵 볼링만, 19:10~19:20에는 선 따라 걷기만 하는 식으로 집중하는 시간과 공간을 나누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흥분해서 뛰어다니는 범위를 조절할 수 있어 이웃에 대한 소음 걱정도 조금은 줄어듭니다.
“TV를 끄고 시작한 첫 10분이 가장 어색했어요. 그런데 2022년 여름 방학 어느 비 오는 저녁, 종이컵 볼링 한 판이 끝났을 때는 누구도 다시 리모컨을 찾지 않더라고요.”
온몸을 쓰는 놀이에서는 항상 ‘시작 전 3가지 규칙’을 함께 정해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머리는 절대 치지 않기”, “소파 위에서는 뛰지 않기”, “놀다가 아프면 바로 말하기”처럼 짧고 단순한 문장 3개면 충분합니다. 규칙을 아이가 직접 적고, 벽에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나누게 됩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싶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면, 타이머 앱을 ‘놀이 진행 도우미’로만 활용해보세요. 3분, 5분, 10분 타이머를 맞춰 두고 그 시간 동안만 온전히 움직이는 놀이를 한다고 약속하면, 화면은 최소한으로 쓰면서도 템포 있는 놀이 진행이 가능합니다. 화면을 보는 시간이 아니라 ‘타이머 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5~8번까지 온몸 놀이를 하고 나면, 비 오는 날의 답답함은 어느새 사라져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앉아서도 즐길 수 있는, 두뇌와 상상력을 사용하는 놀이로 넘어갈 차례입니다. 특히 초등학생 이상 자녀가 있다면 다음 섹션에서 소개하는 보드게임·두뇌 놀이가 하루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습니다.
생각이 자라는 보드게임·두뇌 자극 가족놀이 🧩
비 오는 날, 창밖의 빗줄기를 배경으로 앉아서 즐기는 보드게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9번부터 12번 놀이는 머리를 쓰되, 승패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점수보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이기는 날”이라고 정해두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 ⑨ 가족 맞춤 빙고 게임 만들기
종이에 5×5 칸을 그려 가족마다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각 칸에는 ‘2023년에 함께 갔던 여행지’,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 ‘아빠의 숨은 특기’처럼 가족과 관련된 키워드를 적습니다. 돌아가며 문제를 내고, 해당되는 칸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추억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 ⑩ 단어 이어 말하기 게임
“비 오는 날”, “집에서”, “가족놀이”처럼 오늘의 키워드를 적어 두고, 그 단어를 포함한 문장을 차례대로 만들어 가는 놀이입니다. 예를 들어 1번 사람이 “비 오는 날에는 거실이 최고의 놀이터야”라고 말하면, 2번 사람은 “놀이터에서처럼 우리는 집에서 마음껏 웃는다”처럼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10바퀴를 넘길 수 있는지 도전해 보세요. - ⑪ 상상력 그림 스토리 보드게임
종이 카드 20장을 잘라서 숫자를 쓰고, 각 카드에는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우산’, ‘빗방울’, ‘거실 텐트’, ‘쿠키’, ‘손전등’처럼 비 오는 날과 관련된 그림이면 더 좋습니다. 카드를 3장 뽑아 그 순서대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로, 2024년 3월에 처음 해본 가족은 그 뒤로도 매달 비 오는 날이면 이 게임을 이어가며 가족만의 이야기를 쌓았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 ⑫ 머리 쓰는 보물찾기 퀴즈
집 안에 숨은 보물을 찾되, 단순히 위치를 알려주는 대신 퀴즈를 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우리가 사진을 찍었던 곳과 비슷한 장소를 찾아봐”처럼 힌트를 주는 방식입니다. 아이들은 기억을 더듬고, 부모는 그때의 사진과 영상을 다시 찾아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에서 가장 자주 생기는 갈등은 ‘규칙 해석’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5분만 투자해서 규칙을 같이 읽고, 모르는 부분을 가족이 함께 정하도록 해보세요. 특히 9번 빙고나 12번 보물찾기처럼 직접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게임에서는, 아이들이 주도해서 룰을 정하게 하면 더 몰입하고 책임감 있게 참여합니다.
“2021년 장마 기간, 거의 매일 저녁 9시에 가족 빙고를 했어요. 나중에는 칸을 채울 것이 없어 ‘오늘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 같은 것도 적게 됐죠. 그때 느꼈어요, 이건 그냥 게임이 아니라 우리 집 기록이라는 걸요.”
유치원생과 초등 고학년이 함께 있을 때는, 한 게임 안에서 역할을 다르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1번 그림 스토리 게임에서는 동생은 그림만, 형은 이야기 만들기를 맡게 하고, 12번 보물찾기에서는 동생이 보물 숨기기, 형이 힌트 만들기를 맡게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로의 강점이 살고, ‘같이 놀았는데 각자 빛난’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보드게임이 있다면, 오늘은 ‘비 오는 날 버전 룰’을 만들어 보세요. 예를 들어 주사위 눈이 짝수일 때는 빗소리 흉내를 내고, 홀수일 때는 비 관련 단어를 말해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변형해도, 몇 년째 가지고 있던 게임이 전혀 다른 놀이처럼 느껴집니다.
9~12번 놀이까지 마치고 나면 가족의 에너지는 한 번 가라앉았다가, 다시 잔잔하게 올라오는 느낌이 됩니다. 이 타이밍에는 손으로 만들고, 찍고, 연기하는 창의력 놀이를 넣기 좋습니다. 이제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 중 13번부터 16번까지를 채워볼 시간입니다.
온 집 안을 스튜디오로 만드는 창의력 가족놀이 🎨
13번부터 16번 놀이는 집을 작은 스튜디오로 만드는 활동입니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종이·펜·스마트폰 카메라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 상상하고 웃으며 과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비 오는 날 창밖의 회색 풍경이, 오히려 집 안 색깔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줍니다.
- ⑬ 가족 뉴스 앵커 놀이
스마트폰을 삼각대나 책 더미 위에 세워두고, 가족 중 한 명이 뉴스 앵커 역할을 맡아 오늘 집 안에서 일어난 일을 재미있게 전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4월 12일, 서울 ○○동 한 아파트에서 거실 캠핑장 개장이 있었습니다”처럼 날짜와 장소를 넣어 진짜 뉴스처럼 말해보는 겁니다. 다른 가족은 현장 기자, 전문가 패널, 인터뷰이 역할을 맡아 번갈아 등장합니다. - ⑭ 한 장면 연극 만들기
비 오는 날을 배경으로 한 짧은 연극을 기획해 봅니다. 등장인물은 3명, 대사는 각각 3줄씩만 준비한다는 식으로 간단한 규칙을 정합니다. 10분 동안 준비하고 3분 동안 공연하는 구조라면,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서 놀 수 있습니다. - ⑮ 사진 한 장으로 만드는 가족 화보
집 안의 한 장소를 골라 ‘화보 스팟’으로 정하고, 5가지 포즈를 각자 생각해 보는 놀이입니다. 1번 포즈는 ‘비를 피하는 사람’, 2번 포즈는 ‘빗소리를 듣는 사람’처럼 주제를 정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 10장을 한 폴더에 모아 놓았다가, 1년 뒤 같은 날짜에 다시 보면 성장과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 ⑯ 종이로 만드는 비 오는 날 전시회
A4 용지 5장, 색연필 세트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 중 지금까지 했던 것 중 하나를 골라 그림으로 그려보고, 각자 작품 설명을 덧붙입니다. 작품 아래에는 “작가: 김○○, 2025.08.19”처럼 이름과 날짜를 적어두면 작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어색한 가족이라면, 처음에는 얼굴 대신 손이나 발만 나오는 장면부터 찍어보세요. 예를 들어 15번 화보 놀이에서 ‘빗소리 듣는 손’만 찍거나, 13번 뉴스 놀이에서 앵커의 손짓과 메모만 클로즈업해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부담을 줄인 뒤, 점점 얼굴이 들어가는 컷으로 넓혀가면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창의력 놀이를 하고 나면 늘 어지러운 집이 고민이 됩니다. 이때 “촬영 종료 후 7분은 스태프 정리 시간”이라는 설정을 더해 보세요. 타이머를 7분으로 맞추고, 그 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이 정리하는지 게임처럼 진행하면, 치우는 시간마저 놀이의 연장선이 됩니다.
13~16번 놀이에서 나온 사진과 영상을 매번 따로 저장하면 금방 잊혀지기 쉽습니다. 한 번 정리할 때, ‘2025_비오는날_가족놀이’처럼 연도와 키워드를 붙여 폴더를 만들어 두면 훨씬 찾기 쉬워집니다. 1년에 한 번, 같은 폴더를 열어보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함께 보는 시간은 어떤 비 오는 날보다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창의력 놀이까지 하고 나면, 아이들의 에너지는 어느 정도 소진되고, 어른도 적당히 피곤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때는 몸과 마음을 천천히 식혀 주는 감성 놀이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가족끼리 나누는 대화는 오랫동안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17번부터 19번 놀이는 ‘힐링’을 중심 키워드로 골라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가 특별해지는 감성·힐링 가족놀이 ☕
비 오는 날 밤, 거실 조명을 조금 낮추고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면, 그때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17번부터 19번 놀이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하루를 정리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 활동들입니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자연스럽게 듣고, 부모의 마음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 ⑰ 가족 감사 카드 쓰기
색종이 4장과 펜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 이름을 각각 적고, 오늘 하루 고마웠던 점을 한 줄씩 써서 건네는 놀이입니다. 예를 들어 “2025년 3월 2일, 비 오는 토요일에 같이 종이컵 볼링 해줘서 고마워”처럼 날짜를 넣어 적으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그날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 ⑱ 비 소리 들으면서 동화·책 돌아가며 읽기
아이 나이에 맞는 동화책이나 짧은 글을 골라,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읽는 놀이입니다. 유치원생이라면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을 말하도록 하고,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마음에 남는 문장을 골라 공유하게 해보세요. 소리를 내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 ⑲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
“2028년의 민준이에게”처럼 3~5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는 놀이입니다. 비 오는 날의 분위기와 오늘 했던 놀이를 떠올리며, 그때도 가족이 함께 웃고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적어보도록 안내해 주세요. 편지는 봉투에 넣어 서랍 속에 보관해 두었다가, 실제로 날짜가 되면 다시 꺼내 읽는 작은 의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17~19번 놀이를 하다 보면, 특히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에게서 갑자기 눈물이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 관계 고민, 공부 스트레스가 비 오는 날과 감성 놀이 분위기를 만나면서 한꺼번에 올라오는 탓입니다. 이때는 조언보다 먼저 “그래,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공감 한 문장을 건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20년 10월 어느 비 오는 밤, 딸과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를 하다가 둘 다 울어 버렸어요. 그날 이후로 비가 오면 우리는 조금 더 천천히 말하고, 조금 더 부드럽게 안아 주게 됐죠.”
감성 놀이를 하는데 아이가 별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오늘 가장 웃겼던 순간은 언제였어?”, “오늘 놀이 중에서 다시 하고 싶은 건 몇 번이야?”처럼 가벼운 질문부터 던져 보세요. 숫자와 구체적인 장면이 들어간 질문은 대답하기가 훨씬 쉽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감성 놀이를 할 때는 형광등 대신 스탠드 조명 하나만 켜두고, 은은한 향이 나는 디퓨저나 차를 준비해 보세요. 라벤더, 캐모마일 같은 향은 아이들에게도 부담이 덜하고, 비 오는 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더해 줍니다. 이런 작은 환경의 차이가, 같은 놀이도 전혀 다른 경험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이제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 중 1번부터 19번까지를 함께 걸어온 셈입니다. 마지막 20번 놀이는, 바쁘고 지친 부모를 위해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만족스럽게 놀고, 부모는 조금은 덜 지치는, ‘에너지 절약 가족놀이’가 필요합니다.
번아웃 부모를 위한 초간단 에너지 절약 가족놀이 😌
퇴근이 늦어져 집에 도착하면 이미 저녁 8시,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아이들은 “뭐 하고 놀까?”를 외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체력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함께 놀았다’고 느끼는 놀이입니다. 20번 놀이는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 ⑳ 불 끄고 하는 그림자 극장
필요한 것은 손전등 1개와 벽 또는 천장뿐입니다. 방의 불을 끄고, 손전등 빛을 벽에 비춘 뒤 손가락과 손바닥을 이용해 그림자를 만들어 봅니다. 2023년 6월 어느 장마철 밤, 한 아빠는 퇴근 후 15분 동안 그림자 극장만 함께 해주었는데, 아이는 그날을 “올해 비 오는 날 중 가장 신나는 날”이라고 일기장에 적었다고 합니다.
침대나 소파에 누운 상태에서, 아이가 손전등을 들고 부모의 손 그림자를 비추게 해보세요. 부모는 손가락 모양만 바꾸어 동물, 나무, 비 오는 창문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고, 아이는 그것을 보고 어떤 것처럼 보이는지 맞추는 식으로 놀이를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면 몸은 쉬면서도 시선과 목소리로 충분히 아이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20번 놀이는 처음부터 “오늘은 그림자 극장 10분만 하고 잘까?”처럼 시간을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도 기대치를 알게 되니 더 집중하게 되고, 부모도 죄책감 없이 “오늘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는 마음으로 잠들 수 있습니다. 10분이 짧아 보이지만, 완전히 집중한 10분은 종종 한 시간짜리 흘려보낸 시간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림자 극장을 하면서, 그림자에 감정을 입혀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손 모양을 구름처럼 만들고 “오늘 학교에서 슬펐던 일, 이 구름에게 살짝 말해 줄래?”처럼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직접 말하기 힘들어할 때는, 부모가 먼저 “아빠는 오늘 이런 일이 조금 속상했어”라고 나누어 주면 아이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이렇게 20번까지 놀이를 모두 활용해봤다면, 이제 비가 오는 날이 더 이상 무료한 날이 아니라는 것을 온 가족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물론 매번 20가지를 모두 할 필요는 없고, 오늘 상황과 가족 컨디션에 맞는 3~5가지만 골라 조합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TV 없이도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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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지만, 거실과 방, 주방을 가만히 둘러보면 조금 전까지의 웃음과 움직임이 남아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준비 놀이로 시작해 온몸 놀이, 두뇌 놀이, 창의력 놀이, 감성 놀이, 그리고 에너지 절약 놀이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우리는 “비 오는 날 집에서 하는 가족놀이 20가지”를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우리 집만의 이야기로 다시 썼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정확히 몇 가지를 했는지가 아니라, 서로의 얼굴을 얼마나 자주 바라봤는지, 서로의 목소리를 얼마나 자주 들었는지입니다.
앞으로 비 예보가 뜰 때마다 “또 하루를 어떻게 버티지?”가 아니라 “오늘은 어떤 놀이를 섞어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길 바랍니다. 1번 거실 캠핑과 20번 그림자 극장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고, 5번 종이컵 볼링과 17번 감사 카드 쓰기만으로도 잊지 못할 날이 될 수 있습니다. 놀이를 완벽하게 준비하려 하기보다, 지금 있는 공간과 물건,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함께 있는 가족을 믿고 한 가지씩만 꺼내보는 용기를 내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비 오는 날은 우리 가족의 가장 소중한 ‘집 안 기념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내리는 비 중에, 적어도 몇 방울만큼은 우리 가족의 웃음으로 기억되기를 조용히 응원합니다.



